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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의사구와 타선 밸런스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5. 2. 23. 11:51

    박빙의 상황에서 투수가 상대하는 타자의 컨디션, 성적이 특출날 경우 그 타자와 상대하지 않고 고의로 볼넷을 내주면서 출루를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출루를 허용한다는 것은 실점의 확율을 높이는 행위지만 앞서 말한 박빙의 상황, 상대 타자의 컨디션, 성적이라는 조건이 부합될 경우에는 고의로 출루를 허용하는 편이 그 타자와 정면 승부를 함으로써 감수해야 할 위험보다 적다는 판단에서 나오는 플레이다.


    고의사구 작전을 구사한다는 것은 강한 타자만 피하면 위기 상황을 넘길 확율이 높아진다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인데 만약 1번부터 9번까지 타선 전체의 밸런스가 좋은 팀(소위 쉬어갈 타자가 없는 타선)을 상대라면 과연 고의사구 작전을 구사할 수 있을까? 


    2014년 넥센 타선을 예를 들어보자.


    9회말 1:1 동점상황에서 무사에 1번 서건창이 출루 2번 이택근이 희생번트를 대서 득점권인 2루에 서건창을 보냈다고 치자. 다음 타자인 유한준(득타:0.328)과의 정면대결을 피하고 고의사구를 해봤자 다음 박병호(득타:0.292, 52홈런)에게 된서리를 맞을 것이 뻔하고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유한준 고의사구, 박병호 고의사구를 해도 강정호(득타:0.361, 40홈런)가 기다리고있다면 어떤 감독이 고의사구를 지시하겠는가?


    결국 팀 타선의 밸런스가 좋다면 고의사구가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팀 타선의 밸런스가 약하면 고의사구가 많아진다라는 것도 성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타선의 밸런스가 좋지 못한 팀, 즉 타선에서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평균적인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만만한 타자들로 채워진 팀이라면 대량 실점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한 두명의 간판타자를 고의사구로 피한 후 만만한 타자들을 상대해 위기 상황을 돌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2012~2014 고의사구 현황 (baseballreference.com)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프로야구에서 지난 2년간 고의사구가 가장 많았던 자이언츠의 타선의 밸런스는 분명 상대하는 팀에게 짜임새 있다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다 고의사구 2위 팀인 SK도 최근 2년간 타선의 약화가 뚜렸했던 팀이고 3위 LG의 경우도 타선이 강하다고 할 수 없는 팀이다.)


    그렇지만 고의사구의 많고 적음이 팀 타선에 대한 평가, 밸런스에 대한 평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는 할 수 없다. 고의사구가 나오는 각각의 상황, 감독의 성향까지는 기록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고의사구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타선의 밸런스를 평가함에 있어 보조적인 지표로서는 흥미로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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