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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의 파이어 세일?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6. 1. 20. 09:55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의사를 피력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리그 최고라고 하는 자체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은 최근 몇년간 주력 선수들에 대한 트레이드는 고사하고 외부 FA는 거들떠 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류중일 감독이 공개적으로 트레이드 의사를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0년 이후 4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일궈낸 한국프로야구리그에서 절대왕정, 삼성라이온즈에 불어닥친 변화는 어디서부터가 시작일까? 우선 류중일 감독의 발언을 그대로 해석해보자.


    현재 삼성라이온즈는 야수진과 투수진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야수쪽에서는 포지션별로 부익부 빈익빈 상황에 놓여져 있는 반면 투수쪽에서는 선수가 없어 난리가 난 상태다.


    먼저 야수쪽에서 보면 박석민이 떠난 3루에는 대체자로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를 데려오면서 공백을 메꿨으나 2루수 나바로가 떠난 자리는 무주공산인 반면 1루와 지명타자, 외야쪽은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특히 2015년 신인왕에 빛나는 구자욱이 유력한 주인으로 등장한 1루의 경우 채태인이 백업으로 밀릴 위기에 있으며 여차하면 1루에 나설수 있는 지명타자 슬롯에 이승엽과 나성용이 버티고 있다. 넓게 보자면 1루와 지명타자의 2명의 자리에 최대 4명이 경쟁을 하고 있는 2:1의 경쟁이다.


    외야쪽도 만만치 않다. 2016년 시즌에도 언제나 푸르는 박한이와 120억을 꿈꾸는 최형우가 좌우코너의 주인인테지만 중견수자리에는 2015년 사자군단의 새로운 돌격대장으로 등장한 박해민에 군에서 전역한 배영섭, 여기에 대주자 스페셜리스트인 박찬도, 제4~5의 외야수 자리를 노리는 이영욱, 우동균까지 생각하면 외야수를 최대 4명으로 계산하면 역시나 약 2:1의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투수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선 지난 2년간 팀의 마무리를 맡아줬던 임창용이 없다. 게다가 안지만과 윤성환도 2016년 시즌에 정상적인 참여가 가능할지 여부도 가려지지 않은 상태로 주력 투수 3명의 부재가 예상된다. (안지만과 윤성환이 2016년 시즌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해도 아무런 징계가 없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길던 적던 둘의 출장은 시즌 중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선발에이스와 불펜 원투펀치가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린 지금의 상황은 아무리 자체생산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삼성이라도 계산에 없던 황당한 상황에 놓여진 것이다.


    이런 팀 전력의 불안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팀의 중복자원으로 거론되는 1루수-지명타자, 그리고 외야수 자원 중 확실한 주전급을 제외한 선수를 트레이드 블록에 올려놓고 팀내 전력 공백이 생긴 2루와 투수진 보강에 나선 것이다.


    중복자원 중 트레이드 가능성이 큰 선수는 누굴까?


    먼저 1루와 지명타자를 보자. 


    구자욱, 채태인, 이승엽, 나성용 중 구자욱은 1993년생의 어린 나이에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인왕 출신으로 삼성이 내줄리 없고 이승엽은 팀의 정신으로 불리는 선수이며 나성용은 트레이드를 시도해도 삼성이 원하는 수준의 선수를 받아올 수 없다. 결국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채태인이 유력하다.



    2015년 채태인 104경기 0.348-8홈런-49타점 OPS 0.885 


    구자욱보다 11살이나 많지만 여전히 1루수로서의 수준급 타격능력이나 수비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앞으로 FA취득까지 적어도 2시즌이나 남아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선수다. 다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크고작은 부상을 잘 당하는 것이 약점이다. (그래도 100경기 이상 출장은 가능한 수준)


    다음으로 외야수를 보자.


    앞서도 말했지만 박한이와 최형우는 좌우코너의 터줏대감이다. 남은 것은 중견수 한자리와 제4의 외야수자리인데 먼저 제4의 외야수자리는 대주자로서의 쓸모가 큰 박찬도가(13도루)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영욱, 우동균으로는 역시나 삼성이 원하는 자원을 데려올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박해민과 배영섭의 싸움이다. 


    3할에 가까운 타율에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출루율이 3할7푼대의 리드오프형 타자인 두 선수는 기록적인 면에서 큰 변별력을 찾기 힘들다. 다만 4살 어린 박해민이 아직 병역을 이행하지 못한 반면 배영섭은 병역을 마쳤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런면에서 삼성은 앞으로 팀에 꾸준히 출장을 해줄 수 있는 배영섭을 선택하고 박해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2년의 공백이 예상되지만 활발한 리드오프 부재로 고생하고 있는 팀이라면 충분히 영입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2015년 박해민 144경기 0.293-0홈런-47타점-60도루 OPS 0.724


    삼성에서 내놓을 수 있는 선수의 최대치는 채태인과 박해민이다. 하지만 박해민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병역을 마치지 않았다고 해도 1990년생에 연봉은 1억이 채 되지 않는 선수다. 1979년생의 박한이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최형우를 생각하면 1~2년 후 삼성의 외야의 뎁스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삼성발 트레이드의 핵심은 채태인이라고 생각한다. 3억3천의 몸값, 1982년생으로 35살이 된 나이, 팀내 입지 등 삼성에서 절박한 자원이 아닌 반면 여전한 타격능력과 FA까지 2년이 남아 있다는 점 등 1루수가 급한 팀에게는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삼성이 채태인을 주고 어느정도의 반대급부를 생각하느냐인데 많은 사람들은 당장 윤안임의 공백이 큰 투수를 받아올 것이라고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삼성의 2루도 계산에서 빼면 안된다. 주전급 투수와의 1:1 거래는 물론이거니와 채태인=투수+2루수의 조합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2루 주전급이 트레이드 대상으로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어느팀이 삼성의 트레이드 상대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된다는 것은 삼성이라는 팀의 체질개선의 방향과 속도를 옅볼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 팀이 스프링캠프에 속속 돌입하는 언제쯤 결과물이 나올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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