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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볼마스터 손아섭
    (구)야구로그아카이브 2016. 7. 1. 12:12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기회를 얻었던 2010년 0.306의 타율을 시작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14년 0.362의 타율을 찍으며 만개 했고 가장 부진 했다는 평가를 받는 2015년에도 크고 작은 부상과 부친상까지 겪었음에도 3할을 넘기는(0.317) 정교함을 보였다.

    2015년 시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지만 고배를 마신 후 손아섭은 리그에서 최고가 된 후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고 재활에 온힘을 쓴 후 2016년 시즌을 야심차게 맞이했다. 그러나 주위의 기대와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그의 성적은 손아섭이라는 이름과 걸맞지 않게 6월이 마친 현재 0.290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것이 손아섭 걱정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번 시즌의 손아섭은 분명 뭔가 다른게 있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14년 부터 이번 시즌까지 그의 성적을 살펴보자.

    먼저 인플레이 타율이다.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14년 리그 평균 인플레이 타율이 0.330이었던 것에 비해 손아섭의 인플레이 타율은 무려 0.404였다. 리그평균에 비해 무려 7푼이나 높은 비정상적인 인플레이 타율을 기록했던 것이다. 이후 2015년에는 리그평균인플레이 타율과의 격차가 줄어들더니(5푼2리) 2016년에는 둘 사이의 격차가 1푼 아래로 줄어들었다. 

    인플레이 타율
    손아섭/리그평균
    0.404/0.330
    0.378/0.326
    0.336/0.328

    지난 3년간 비정상적으로 높던 인플레이 타율이 리그평균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자연스레 타율도 내려갔다는 말로서 인플레이 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단순히 말하자면 손아섭에게 작용했던 운이 줄어들었음을 뜻하는 것이고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강화된 상대의 수비쉬프트, 혹은 손아섭이 생산하는 타구의 질이 나빠졌다는 즉 정타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지난 3년간 손아섭의 타구 중 땅볼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속적으로 땅볼생산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땅볼이라고 해서 타구의 질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점점 강화되고 발전하고 있는 수비수들의 능력과 촘촘한 수비쉬프트는 땅볼타구가 안타가 되는 것을 계속 억제하고 있다. 제아무리 발이 빠르다고 한들 공보다는 느린 것이 사람의 능력이라고 했을 때 그가 치는 수많은 땅볼들은 당연히 안타가 될 확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손아섭이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체력 소모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악순환이다. 땅볼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시즌을 치르면서 힘이 떨어지는. 결국 외야로 뻗어 나가는 타구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장타력이 감소되고 마는 것이다. 실제로 손아섭의 기록도 그렇다. (18홈런-13홈런-7홈런/장타율 : 0.538-0.472-0.431) 결국 땅볼이라는 놈은 손아섭의 기록이나 체력 둘 모두에게 좋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땅볼비중
    157/230 68.3%
    144/208 69.2%
    109/150 72.7%

    손아섭이 이번 시즌 땅볼마스터가 된 까닭은 뭘까? 역설적이게도 장타를 너무 의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멀리 보내기 위해 힘이 잔뜩 들어간 어퍼스윙을 하다보니 최근 리그에서 유행하고 있는 투심, 싱커류의 공의 윗부분을 치게 되면서 땅볼이 양산된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부분이던, 타이밍의 문제이던 롯데는 손아섭이 살아나야 파괴력이 상승한다.

    시즌 첫 4연승의 기쁨도 잠시 주말 3연전은 장마가 예보된 상태로 한템포를 쉬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 시간을 그냥 흘러보낼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지금의 현상을 되짚어보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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