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플레이]치명적인 2연패, 멀어져가는 기아 4강의 꿈

8월 2주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아는 4위 두산과 5게임차 5위 롯데와 2게임차로 마지막 남은 시즌 가용전력을 올인해 승부를 걸어 볼 생각이었다. 선발자원이던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면서 불펜 총동원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운명의 맞은 8월 2주 첫 상대는 2게임차 5위를 달리던 롯데였다.

내심 최소 2연전에서 1승 1패이상을 기대하던 기아로서는 소사와 양현종이라는 선발카드를 준비해 롯데의 원투펀치인 유먼-옥스프링을 상대했다. 소사와 양현종이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롯데의 공격력도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기에 최소 5이닝이상 3실점 이하로만 막는다면 불펜을 총동원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역시 모든일이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롯데와의 주중 1차전에서 소사를 4.1이닝만에 내리고 불펜을 조기 투입했지만 이어나온 불펜들이 롯데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5:3으로 패했다.

절치부심 최소 1승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2차전을 맞이한 기아는 부상에서 복귀한 양현종에게 호투를 기대했지만 역시 공백기간 동안 잃어버린 경기 감각은 양현종의 제구를 흔들어 놓았다. 1이닝만에 4실점으로 무너지며 (볼넷과 패스트볼이 아쉬웠다.) 결국 2차전 마저 7:1로 내줬다.

기아의 후반기 마지막 올인 대작전은 롯데에게 2연패를 당하며 경기차를 한게임도 줄이지 못한 채 5위 롯데와는 4게임으로 벌어졌고 4위 넥센에게는 5.5게임차가 되면서 남은 45경기에서의 경기 운영이 상당히 곤욕스럽게 되어버렸다.

사실 이번 롯데와의 2연전에서 들고 나온 기아의 전략의 실패는 첫 번째로 2경기 12점을 내준 투수진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2경기에서 고작 4점을 뽑아내는 데 그친 타선의 침체도 크게 한 몫했다.

이용규 : 8타수 1안타 2타점

나지완 : 7타수 0안타 1타점

이범호 : 8타수 1안타 0타점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할 선수들의 방망이가 이렇게 침묵을 하는데 도저히 이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롯데의 1,2선발이던 유먼과 옥스프링이 워낙에 호투를 해줬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유먼과 옥스프링이 완투 완봉을 한 것도 아니고 최근 잦은 방화를 저지르고 있던 롯데 불펜들에게까지 완전히 밀려버린 것은 명백한 타선의 문제였다.

투수와 타자들의 부진과 함께 기아의 수비도 도마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1차전에서는 좌익수 나지완이 공을 더듬는 사이 추가점을 헌납하기도 했고 2차전에서는 김상훈이 몸을 날려 포수플라이를 2번이나 잡아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2번의 포수플라이를 통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무사 1루의 상황에서 장성호의 깊은 포수플라이 때 전준우가 태그업으로 2루 진출, 1사 2루 상황에서 강민호의 깊은 포수플라이 때 다시 전준우는 태그업을 하면서 3루로 가는 도중 송구 실책으로 점수를 냈다.)

나지완의 경우는 리그 탑클래스 수준의 수비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이번시즌 '나비날다'라는 수식어가 보여주듯 인상적인 수비를 보이며 ADT캡스플레이에도 선정되는 안정된 수비를 보여줬었는데 역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부자연스런 수비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포수 김상훈도 1회부터 흔들리던 양현종을 돕기 위해 백넷까지 몸을 날리는 멋진 파울플라이를 잡아내긴 했지만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범하며 적시타 없이 추가점을 헌납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 또한 승리에 대한 갈망이 만들어낸 무리한 플레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하반기 4강을 위한 올인 작전은 누구랄 것 없이 기아 선수단을 부담감으로 짓눌렀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잘해야 한다는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말이다.

이번 2연패로 기아가 4강에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45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 벌써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무슨무슨 전략, 전술을 쏟아붓는 것보다 지금의 기아에 필요한 것은 바로 선수단에 퍼져 있는 부담감을 덜어내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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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단호한결의(박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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