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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T캡스플레이] 미리보는 포스트 시즌이라던 빅매치는 빗속으로 사라지고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4. 9. 3. 10:01

    9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는 리그 1위와 3위와의 경기로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특이 이날 경기가 주목받은 것은 최근 5연패를 당하면서 그간 굳건히 지키던 리그 1위 자리도 위태한 상황에 직면한 삼성은 3위 NC라는 난적을 만나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많은 이목이 쏠린 두팀의 경기는 무심하게도 쏟아지는 폭우에 빛을 잃고 말았다. 양팀 선수드들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은 평소와 같지 않았고 크고 작은 미스플레이들이 연발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은지 50년이 지난 대구구장의 악명높은 배수문제는 쏟아지는 폭우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그라운드 곳곳에 물 웅덩이를 만들고 말았다.


    이에 양팀의 감독은 많은 선수 교체카드를 꺼내면서 조심스런 경기운영에 돌입했는데 우천시에는 평소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는 것을 감안해 시즌 마지막 혹시 모를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자 한 경기 운영이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양팀에서 출장한 선수들은 총 45명이었고(NC 26명, 삼성 19명) 이 중 투수는 양팀 통틀어 13명에 달했다. (NC 8명, 삼성 5명)


    잦아들줄 모르는 빗줄기 속에 그라운드 사정은 좋아지기는 커녕 계속 나빠졌고 자연스레 양팀 선수들의 움직임이 위축되면서 평소의 두팀이라면 생각하지 못할 실책을 연발했다. ADT캡스플레이의 단골 손님들이던 삼성의 김상수의 박한이의 실책 또한 비의 영향을 받았던 플레이였다.



    비를 잔뜩 머금은 대구의 인조잔디와 야구공은 수비수들의 포구와 송구에 상당한 애를 먹였고 수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풋워크 또한 제한적으로 만들면서 이날 전까지 리그 최소실책 1위와 4위의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에서만 양팀 통틀어 4개의 실책이 나온 것이다. (이날 전까지 106경기에서 단 60개의 실책만 기록했던 삼성은 2개의 실책을 추가하며 공동 1위로 내려앉았고 NC도 109경기 75실책에서 77실책으로 늘어났다.) 


    이와중에서도 삼성과 NC의 수비수들은 2개의 ADT캡스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채태인의 ADT캡스플레이 : 바로보기

    NC의 런다운 ADT캡스플레이 : 바로보기


    그러나 비로 인한 영향을 받은 것은 비단 양팀의 수비비수들뿐만이 아니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투수들 또한 하염없이 내리는 비로 인해 악전고투를 했는데 양팀의 투수들은 경기내내 이어진 비로 인해 질퍽거리고 미끄러운 마운드위에서 미끌거리는 공을 쥐고 타자들을 상대해야 했는데 이날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친 그 어떤 포지션의 선수들 보다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양팀 통틀어 13명의 투수가 경기에 나왔는데 이 중 가장 직접적이고 치명적으로 받은 이는 삼성의 마무리 임창용이었다. 임창용은 6:5로 앞선 8회, 1사 2루의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으나 후속타자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시즌 9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뒤 이은 9회의 등판에도 아웃카운트는 단 한개도 잡지 못한채 무사 만루의 위기를 초래한 후 (볼넷2, 안타 1) 이승재에게 통한의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하면서 팀의 연패를 5에서 6으로 늘릴 위기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임창용 블론세이브 일지

    09.02(화) NC 대구
    08.06(수) 한화 청주
    07.30(수) LG 대구
    07.10(목) 롯데 대구
    06.18(수) SK 문학
    06.14(토) 두산 대구
    06.05(목) KIA 대구
    05.27(화) LG 잠실
    05.15(목) 한화 대구

    * 임창용은 넥센을 제외한 7구단 모두에게 블론세이브를 기록중인데 남은 시즌 넥센에게도 블론세이브를 기록한다면 전무후무한 전구단 상대 블론세이브 기록을 세우게 된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임창용이 잘못했네'가 되겠지만 경기영상을 보면 임창용이 투구를 하는 내내 질퍽한 마운드 상태로 인해 계속 고생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상황이었다고 해도 마무리 투수로서 위기상황을 넘기고 세이브를 따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런 당연함을 요구하기 이전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은 더욱 당연한 사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임창용 투구 상황 : 바로보기


    또한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심판진과 경기운영진의 판단은 낙제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중반이 넘어선 상태에서 대구 구장은 누가봐도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기에 무리가 크다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5회가 넘었던 상황이었기에 강우콜드를 선언하는데 부담이 있었다면 적어도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해 추후 경기를 도모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날의 심판진과 경기운영진 누구도 그런 판단을 내리지 않았고 결국 양팀의 선수들의 악전고투가 진행될대로 진행되어 상처뿐인 상태에서 그것도 9회말 10:10 상황에서 강우콜드 무승부를 선언하는 촌극을 연출한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양팀 통틀어 45명이 그라운드에 나섰고 이중 투수는 13명이었다. 만약 심판진과 경기운영진의 뒤늦은 판단으로 인해서 선수 한명이라도 부상을 당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매번 비가 내리기만하면 나오는 이런 결과론과 책임론을 지긋지긋하다고 볼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신속하고 조금 더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 해서 종지부를 찍어주길 기대해본다.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SportsKorea)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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