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수비가 중요한 이유

야구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는 투수가 실점을 하지 않으면 된다. 투수가 실점을 하지 않으려면 출루를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야구에서 출루의 방법은 안타, 볼넷, 사구, 폭투, 실책, 포일이 있는데 이 중 오로지 투수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안타, 볼넷, 사구의 허용이다. (수비수들의 실책, 포일은 투수가 제어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결국 투수로서는 안타, 볼넷, 사구의 허용을 줄일 수 있다면 타자의 출루는 극히 제한할 수 있고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음은 당연한 결론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떤 투수도 안타를 단 한개도 맞지 않는 강한 구위, 볼넷과 사구를 허용하지 않는 정교한 컨트롤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 못하다. 혹여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야구경기에서는 빗맞은 안타를 허용하기도 하고 심판의 들쑥날쑥한 판정에 억울한 볼넷도, 타자의 고의적인 갖다대기로 인한 사구의 허용등 제어가능 범위를 넘어선 상황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투수 혼자서는 경기를 완벽하게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그럼 승리를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일까를 생각해보자. 

투수가 출루를 허용할 경우 상황은 상당히 복잡해진다. 주자가 1루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1루수와 포수는 주자의 리드폭을 주시해야 하며 2루수와 유격수도 상황에 따라서 주자가 도루할 경우 2루 커버에 대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등 투수외 그라운드에 서 있는 야수들의 역할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 

결국은 수비다.

투수가 제어하지 못하는 부분을 야수들이 커버해줘야 한다. 수비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투수의 능력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실점의 위험은 높아지게 되며 결국 승리와도 멀어지게 된다. 프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에 열을 올리는 것도 바로 이런 중요성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 기본기(=수비)가 견실한 팀이 리그를 막론하고 강팀이었다는 것도 수비가 야구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