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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라리를 다시한번, 정훈
    (구)야구로그아카이브 2016. 8. 4. 09:10
    타율 0.269
    홈런 0
    타점 38
    출루율 0.368
    장타율 0.340
    OPS 0.708

    정훈은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349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100타석 이상 들어선 14명의 2루수들 중 타율이 11위에 그쳤으며 OPS는 10위, 홈런은 단 한개도 기록하고 있지 못하다. 부족한 수비를 타격에서 커버해온 선수가 그것도 KBO역사상 세손가락 안에 드는 타고투저 시즌이라는 2016년 시즌에 이정도의 공격력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원툴 플레이어의 설움이라고나 할까? 공격력으로 먹고 사는 선수가 공격이 되지 않으니 공격능력에 가려져 있던 수비력, 주루능력에 대한 부족함이 도드라져 보이게 된 것이다.) 

    2014년 시즌 0.294-3홈런-58타점-출루율 0.386-장타율 0.398-OPS 0.784
    2015년 시즌 0.300-9홈런-62타점-출루율 0.382-장타율 0.420-OPS 0.802

    지난 2년간의 인상적인 발전 모습을 생각하면 2016년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정훈의 부진을 두고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원인은 역시 부상이다. 작년 재작년부터, 팔목, 무릎, 발목 등의 잔부상을 달고 살았던 정훈의 몸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서 다소 과격해 보이는 타격 매커니즘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논리. 

    그러나 아직 정훈의 몸상태에 대해 구단 밖으로 정확한 정보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기에 이는 잠시 보류해놓기로 하자.

    그렇다면 다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정훈의 타격매커니즘은 KBO리그, 아니 더 나아가 세계 어느 리그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하고도 과격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예쁜폼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괴상한 폼이다. 게다가 언제나 풀스윙이다. 도아니면모라는 타격의 전형으로 재작년, 작년까지만 해도 낯선 정훈의 타격폼에 투수들이 적응하질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약점 공략이 더욱 세밀해지고 수비쉬프트까지 걸리는 등 견제가 심해졌다. 

    지금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을 당장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향한 견제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상황대처를 유연하게 하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상대가 정공법이 아닌 허를 찌르면서 들어오면 나도 그에 맞게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상대 투수들은 더이상 정훈의 핫존에 공을 밀어넣지 않고 있다. 바깥의 떨공, 몸쪽 높은 공이 주요 공략 포인트다. 매타석 같은 레퍼토리로 공략해오는데 정훈은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래서는 승산이 없다.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1군 선수가 되기 위해 지금의 주전이 되기 위해 흘린 정훈의 땀방울을 기억하길, 어려운 야구인생에서 어렵게 잡은 주전의 자리를 이대로 놓치는 실수를 하지 않길, 예년과는 달리 부담이 적은 하위타순에 있는 만큼 타석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개라리의 추억을 되살리며 다시한번 활짝 웃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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