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롯데의 묻지마 도루
    (구)야구로그아카이브 2016. 3. 21. 12:14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1995년 롯데는 팀 역사상 최다인 220도루를 기록했었다. 당시 롯데에는 전준호를 비롯해 무려 8명이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했다. 팀 도루 성공율 75.1%도 역시 팀 역사상 최고의 기록이었다. 이때에는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그 어떤 선수가 도루를 시도하더라도 모두 살 것만 같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00년 후반부터의 롯데는 도루의 팀이 아니었다. 조대홍갈의 시대의 폭발적인 홈런포 증가는 도루가 아니어도 충분히 다득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장타력의 팀으로 체질이 개편되었다. 결국 도루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숫자도 줄어고 도루는 몇몇 선수들만의 전유물이 되고 말았고 최근의 롯데도 이런 기류에 별반 차이가 없는 사황이다.



    최근 5년간 롯데의 도루를 보자. 


    2011년, 
    팀내에서 최다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25도루의 기록한 김주찬이었고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4명이었으며(김주찬, 전준우, 황재균, 손아섭) 팀 도루 숫자는 112개였다.(리그 5위)

    2012년, 
    32도루를 기록한 김주찬이 팀내 도루왕이었으며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전년과 같이 4명(김주찬, 전준우, 황재균, 손아섭), 팀 도루는 119개였다.(리그 5위)

    2013년, 
    팀내 도루 터줏대감이었던 김주찬이 FA로 이적함으로서 손아섭이 새롭게 도루의 아이콘이 되면서 최다 도루인 36개를 기록,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3명(손아섭, 황재균, 전준우), 팀도루는 133개였는데(리그6위) 이는 2008년 이후 5년만의 기록으로 팀 역사상 5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2014년, 
    2013년 김주찬의 이적에 이어서 전준우마저 군입대 하면서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는 2명으로 줄었다.(황재균, 손아섭) 손아섭의 도루 숫자는 36개에서 11개로 급감하면서 팀내 최다 도루 선수는 17도루의 황재균으로 바뀌었다, 도루는 전년대비 절반이하인 63개로 역사적인 하락이었다.(리그 9위)

    2015년, 
    2년만에 팀도루가 세자리수로 회복했다.(104도루 : 리그 7위), 두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도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5명이 되었다.(아두치, 정훈, 오승택, 손아섭, 황재균) 

    지난 5년간 롯데가 기록한 팀 도루 숫자는 리그 중하위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팀 도루의 대부분을 특정 몇몇 선수들의 몫이었다는 것도.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도루 숫자보다도 중요한 도루 성공율 쪽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롯데와 도루의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먼저 팀으로 보면 지난 5년간 롯데는 리그평균 팀도루성공율인 69.3%에 미치지 못하는 평균 67.1%의 도루성공율에 불과했으며 당연히 도루성공율 순위는 리그 하위권이었다. 

    이제 선수들의 도루성공율을 보자. 2011년과 2012년 팀내 최다 도루를 기록했으며 전준호에 이어 팀역사상 최고의 대도로 분류되는 김주찬이 각각 71.4%와 71.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주찬 이후 팀내에서 누적 도루가 많았던 손아섭은 2013~2015년 동안 73번의 도루시도에서 57번의 성공을 하면서 78%의 도루 성공율을 기록했다.(통산 도루성공율 74.2%) 

    같은 기간 손아섭에 이어 누적 도루 숫자가 많았던 황재균은 81번의 시도에서 50도루 성공으로 도루 성공율이 61.7%에 그쳤다. 특이할 점은 2012년 시즌 76.5%로 커리어 통산 최고의 도루 성공율을 기록한 이후 매년 도루 성공율이 하락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황재균 2012년 이후 도루성공율 66.1%, 76.5%-66.7%-63%-52.5%)

    손아섭, 황재균과 함께 군입대전까지 롯데 도루의 한축을 차지했던 전준우의 경우도 통산 도루성공율은 70.7%이다. 2012년 72.4%로 개인 통산 최고의 도루 성공율을 기록한 이후 군입대 전까지 3년 연속 도루 성공율이 하락했다. (72.4%-70.4%-63.6%)

    충격적인 도루 숫자의 감소를 보였던 2014년을 지나 2015년 시즌 절치부심한 롯데의 선수의 많은 도루가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외국인 타자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던 아두치(24도루/성공율70.6%),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300타석 이상의 경험치를 쌓았던 오승택(15도루/성공율79%), 또한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리수 도루를 기록한 정훈이다.(16도루/성공율72.7%)

    롯데 팀내에서 빠른 발을 가지고 많은 도루를 하는 선수들을 리그 기준에 비교하게 되면 절대적인 도루 숫자는 물론 도루성공율에서도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해민 85.7% : 2015년 도루 1위
    김상수 80.9% : 2014년 도루 1위
    김종호 78.6% : 2013년 도루 1위
    박민우 79% : 2014년 도루2위, 2015년 도루 2위

    대도들의 도루성공율은 80%언저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롯데에서 이정도 수치에 근접한 선수라면 최근 3년간 78%의 도루성공율을 기록한 손아섭 2015년 도루성공율 79%를 기록한 오승택 정도다. 그러나 손아섭은 어깨와 옆구리에 부상으로 적극적인 도루 시도를 할 수 없으며 오승택은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로의 첫 풀타임 출장 시즌을 노리고 있는 터라 체력소모는 물론 부상위험이 큰 도루를 적극적으로 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팀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조원우 감독은 이번 시즌, 롯데 전선수들에게 그린라이트를 부여하겠다고 밝혔고 시범경기 동안 롯데 타자들은 죽어라 뛰고 또 뛰고 있다. 도루 시도횟수는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22회지만 도루성공은 그중 10번에 그치면서 도루성공율은 겨우 45.4%다. 두산이 14번의 도루시도에서 단 한차례의 실패만을 기록하면서 92.9%의 성공율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도루가 팀공격의 한 옵션이 될 수 있지만 적은 도루를 하는 것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식의 시선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상대 투수와 내야 수비진을 흔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웃카운트의 낭비 없이 득점권 찬스를 만드는 것 등의 효용은 있지만 아웃이 되었을 경우, 팀 공격의 맥을 끊는다는 것, 부상의 위험이 크다는 것 등의 단점은 그 효용에 비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의 선수 구성상 도루를 시도할만한 높은 도루성공율을 가진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린라이트라고 해도 적재적소에 상황에 맞게 성공확율을 높이면서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절대적인 도루 숫자는 중요하지 않음에도 시범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롯데 선수들의 주루플레이는 이상하다. 조원우 감독이 설마 선수단 전체에 그린라이트를 준 것이 감독의 작전권한의 일부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닐텐데 말이다.

    지금의 현상이 그저 시범경기에서의 테스트라면 괜찮다. 도루 많다고 강팀은 아니고 도루 적다고 약팀은 아니다.정규시즌에 돌입해서도 이런식이라면, 단언하건대 안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