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플레이]넥센의 대역전극의 숨은 주인공, 포수 이성열

최근 10연속 위닝시리즈라는 엄청난 돌풍을 만들고 있는 엘지와 팀 내외의 구설수로 인해서 바람잘날이 없이 흔들리고 있는 넥센이 만난 7월 5일 경기는 경기 초반부터 양팀의 분위기를 보여주듯이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엘지는 넥센을 몰아부쳤고 넥센은 앞서가는 엘지에 따라붙는 경기 양상이 시종일관 진행된 것이다. 양팀의 치열한 공방전 와중에 엘지의 얼굴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병규(9)는 한국프로야구 4년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이날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는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5회까지 8:4로 끌려가던 넥센은 줄기차게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와 적극적인 작전 구사를 내세워 호시탐탐 경기를 뒤집을 기회를 옅보더니 6회 2점, 7회 1점으로 9:7까지 따라붙은 후 기여코 8회, 박병호의 동점 투런(시즌 15호)를 포함해 5개의 안타와 1개의 사사구를 묶어 엘지의 이동현-임정우-봉중근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을 차례대로 두드리며 5점을 내면서 경기를 뒤집은 것이다. (엘지 불펜의 실질적인 에이스 정현욱을 7회에 썼다는 것은 이날 엘지에겐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었다.)

단숨에 5점을 내면서 9:12로 뒤집은 넥센의 덕아웃과 홈팬들은 열광하면서 수호신 손승락이 9회초를 잘 끝내주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손승락은 2013년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고 시즌 블론세이브는 21번의 세이브를 성공시키는 동안 겨우 2번 밖에 없는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기에 이런 기대는 당연해 보였다.

몇년만의 마스크냐

3점의 리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9회초 3개의 아웃카운트만 잡으면 되는 상황인데 넥센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앞서도 말했듯이 넥센은 엘지와의 점수차를 줄이기 위해서 경기내내 공격적인 선수기용과 과감한 작전구사를 하는 도중에 이미 넥센이 보유하고 있던 포수자원인 허도환과 박동원을 이미 대타기용으로 소모해버리며 지명타자인 이성열이 8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몇년동안 계속해서 지명타자로 활약하고 간혹 외야수로 출전하고 있는 이성열이지만 그의 원 포지션은 포수라는 것은 왠만한 팬들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다. 이날 어쩔 수 없이 몇년만에 포수마스크를 쓴 이성열은 경기를 뒤지고 있던 8회초만해도 나름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하지만 팀이 역전을 한 9회초 수비에서는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마무리 투수 손승락의 공을 제대로 포구해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9회초 이병규(7)의 타석부터 계속해서 공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선두타자 이병규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 시키며 위기를 자처했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이성열의 불안한 포구능력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성열이 포구에 부담을 느끼지 않은 빠르고 강한 직구만을 던지면서 김용의-박용택-정의윤을 차례대로 잡아냈고 팀의 승리를 지켜내며 경기를 끝냈다. 

대역전극을 마무리한 환희의 순간, 이날의 진정한 하이라이트가 연출되었다.

이성열 수비장면 : 바로가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이성열은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 마냥 포효하면서 손승락에게 뛰어가 포옹을 했고 자신의 뒷주머니에 있던 로진백을 마운드위에 내동댕이 치면서 깊은 한숨을 내뱉은 것이다.

그가 얼마나 포수마스크를 쓰고 마음고생을 했었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야구에 많은 포지션이 있고 많은 수비장면들이 나오며 좋은 수비는 ADT캡스플레이에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는데 이날만은 뛰어난 수비가 아니었고 오히려 엉성한 수비였지만 그저 자리를 지켜준 것 만으로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된 이성열의 포수 수비장면을 ADT캡스플레이로 선정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다.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SportsKorea)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ADT캡스플레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