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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기근? 시스템의 문제다.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6. 4. 26. 14:02

    매년 신인지명에서 상위 순번으로 입단한 선수들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아 많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뿐만이 아니라 각 구단에 쏟아져 들어오는 선수 모두가 유망주다. 고교, 대학교의 많은 선수들 중 겨우 10% 남짓 만이 프로구단에 입단이 허락되는 경쟁을 뚫은 선수들이 유망주가 아니면 뭐겠는가? 1라운더 지명자라도 1군 무대 데뷔도 못한 선수가 있는 반면 정식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선수가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결코 선수는 부족하지 않다. 신고선수를 제외하더라도 각 구단은 수십명씩 유망주들을 거느리고 이들이 성장하길 기다린다. 그런데 한국프로야구 대부분의 구단의 문제는 그냥 기다리기만 한다는 것이다. 1군 데뷔를 할 가능성, 스타가 될 가능성의 기본은 선수 개인의 역량과 노력의 수반이지만 이 것 못지 않게 큰 것이 바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프로에서 통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방향을 설정해 주는 구단의 역량이라는 것을 잊은채로.


    좋은 선수 뽑아만 놓고 알아서 해라. 야잘잘이다라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자 방임이고 구단의 태업이다. 체력관리, 부상관리, 기술지도, 프로에의 적응 관리, 윤리 교육 등등 구단이 유망주들에게 해야할 것은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 많은 일은 프런트 몇명, 코치 한두명으로 될리 만무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완성형 선수들이 모인 1군 보다도 2군의 코치들의 숫자가 적은 것은 정말 웃기는 일이다. (얼마전 모 팀의 경우는 외국인 코치에게 통역을 붙이지도 않았을 정도로 2군 관리의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 투자라는 것이 선수들을 지명할때 비싼 계약금 주라는 뜻이 아니라 선수들을 지도하고 육성할 수 있는 전문가 코치들에게 투자하고 선수들의 체력, 부상관리, 윤리 교육등을 원할히 할 수 있는 시스템에 돈을 들이라는 말이다.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 선수들은 그 시스템에 올라 타면된다.(올라 타지도 못할 자질이라면 그야말로 선수 개인의 문제다.) 적절한 트레이닝과 적절한 실전 경험,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서의 군입대, 제대 후 적응까지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코치진과 프런트. 그리고 이런 구단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주지시킨다면 선수들의 성장은 물론 구단에 대한 믿음은 절로 생길 수 밖에 없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즉시전력을 위한 트레이드 혹은 FA보상 등으로 유망주들의 유출이 있다고 해도 그 다음 순번 유망주, 그 다다음 유망주가 치고 올라온다.(이미 국내 몇몇 구단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망주가 1군 백업 혹은 주전이 되고 스타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정확히 구단이 해야할 일은 선수들에게 제대로 된 정성과 시간을 투자해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시점에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 까지다. 


    이외에 벌어지는 운, 개인의 일탈, 개인의 노력 부족까지는 구단이 책임질 수는 없지만 매년 빠짐 없이 선수들의 기본자질이 부족하다. 나약하다. 기용할 선수가 없다. 유망주들을 다 털려서 팜이 황폐화 되었다 등등의 이야기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팀들을 보면 제대로 구단 시스템을 갖춰는 놓고 제대로 운영이나 하면서 이런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거니와 과연 수십명의 2군 선수들은 선수가 아니고 뭔가 되묻고 싶다. 결코 선수는 부족하지 않다.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을 선수 개개인의 역량 미달, 선수 개개인의 문제로 만들어 자신들의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한 책임을 피하려고만 하는 행태는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선수기근이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선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시스템의 기근이 정말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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