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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웅의 숨고르기
    (구)야구로그아카이브 2016. 5. 30. 15:35
    롯데의 미래인 박세웅의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2경기에서 6.2이닝을 던지는 동안 자책점이 무려 12점이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6.02까지 치솟았고 피안타율도 0.316으로 3할을 돌파했다. 최근 2경기의 부진이 그저 컨디션 난조라고 한다면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될일이지만 세부스탯을 보면 과연 단순히 컨디션 난조라고 치부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조원우 감독은 이번 시즌 박세웅의 등판 간격을 최소 5일에서 6일을 보장해주고 있는 중으로 이른바 당겨쓰기, 혹사 등의 의혹을 제기할 건덕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성적의 변화를 보자. 4월달 4경기에서 20.2이닝을 던지는 동안 3.05의 평균자책점과 3승 1패의 성적을 거둘때만해도 드디어 재능의 껍질을 깬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5월에 들어서는 5경기에서 22.2이닝을 던지는 동안 22자책을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8.74로 치솟았다. 4월과 비교해도 피안타율이 0.230에서 0.380으로 1할 5푼이 오르는 등 발전보다는 퇴보를 했다는 표현이 맞을 성적을 냈다. 한달만에 미래의 에이스에서 미완의 에이스로 주저 앉은 것이다.

    이유가 뭘까?

    박세웅은 이번 시즌 유독 경기 초반에 애를 많이 먹고 있는 중이다. 잘던졌던 4월에도 그랬고 부진한 5월에도 경기 초반 많은 투구수를 소모하면서 어렵게 타자들을 잡아내면서 꾸역역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번시즌 이닝당 평균 투구수가 20개라는 것만 봐도 얼마나 그가 투구수를 많이 소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1회 피안타율은 0.395이나 된다는 것은 핵심원인이다. 2회, 3회 이닝을 거듭할수록 피안타율이 낮아지긴 하지만 경기 초반에 너무나 힘을 많이 쏟으니 경기 중후반 투구수가 80개 전후가 되는 4~5회에 힘이 떨어져 버리고 경기를 망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가 왜 경기 초반 특히 1회에 어려움을 겪는지를 살펴보자. 역시나 기록에서 그 단서를 얻을 수 있는데 바로 볼카운트 싸움에서 계속 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세웅이 취약한 것이 초구 싸움으로 이번 시즌 박세웅의 초구 피안타율이 무려 0.444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다는 마음은 좋지만 상대타자들이 뻔히 수를 읽고 대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초구가 너무 치기 좋게 정직하게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초구 싸움은 물론 상대타자들이 유인구에 속지 않으면서 볼카운트 싸움을 길게 가져갔을 경우 즉, 풀카운트의 싸움에서 박세웅은 피안타율 0.300에 피OPS가 1이 넘어간다.(1.088) 초구 싸움은 물론 풀카운트 싸움에서도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투수가 볼카운트 싸움을 어렵게 풀어갈수록 투구수는 많아지게 되고 체력은 떨어지며 제구도 마음과 같이 되지 않으면서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아무리 리그에서 손꼽히는 우완선발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금처럼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고 투구수 소모가 극심하다면 코칭스태프의 체력관리와는 별개로 긴 시즌을 온전히 치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투구수를 아끼고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조금 더 공격적이고 한템포 빠른 승부를 가져가는 레퍼토리의 전환, 혹은 구속을 낮추더라도 컨트롤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범타를 만들어 내는 투구스타일의 변화 등을 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월 부진하지면 여전히 그는 롯데 구단은 물론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우완 선발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변함이 없고 팬들의 지지도 굳건하다. 1995년생의 투수에게 단숨에 리그를 씹어먹는 단계로의 성장을 욕심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매경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팬들이 바라고 코칭스태프도 바란다는 것을 잊지말고 다시 한번 힘을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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