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포수 강민호의 성장은 기대해도 좋다

박경완, 진갑용, 홍성흔, 조인성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각 팀의 주전포수들이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들이라는 점이다. (홍성흔은 작년부터 지명타자로 변신을 하면서 더이상 포수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이들은 체력소모가 가장 크다는 포수 포지션에서 매년 100경기 가까이 출전하고 있는데 이들의 나이가 평균 30대 중반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혹사수준의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각 팀에서는 당장의 성적에 필요하니까 이들을 쉬게 할 수 없고 이로인해 백업포수들을 육성하는데 소홀히 한 결과를 낳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한국프로야구는 '포수기근'의 원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포수기근'이라는 말은 '일반적인 포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력과 공격력을 두루갖춘 포수의 기근'이라는 말의 줄임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수비능력을 우선시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현대야구에서 포수라고 해도 일정수준의 타격능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주전은 커녕 1군라인업에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 정도로 공격력은 포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은 수준급의 투수리드능력, 수비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공격력도 뛰어났기 때문에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들이 된 것이지 이들에게 공격력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이들의 공격력은 모두 일반 필드 플레이어에 비추어 봐도 전혀 부족하지 않는 수준인데 그 중에서 홍성흔, 박경완의 2004시즌은 말그대로 대단함 그 자체이며 공격형 포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2004	팀	타율	경기수	안타	홈런	타점	장타율	출루율	ops
박경완	SK	0.295	132	121	34	79	0.595	0.442	1.037
홍성흔	두산	0.329	133	165	14	86	0.475	0.385	0.860

<ㅎㄷㄷ...>

하지만 이들의 나이는 벌써 삼십중반을 넘어섰거나 혹은 중반을 향하고 있어 얼마나 더 포수로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미 홍성흔은 포수마스크를 포기했고 박경완도 매시즌 잔부상으로 이제 풀타임 소화가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들의 뒤를 이을 공격형 포수는 누가 될까? 바로 이부분에서 '포수기근'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다. 굳이 후보를 찾으라면 롯데의 강민호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필자가 롯데팬이라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팀의 허약한 선수층 때문에 데뷔 2년차부터 100게임이상을 꾸준히 출장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강민호는 매년 평균 타율 1푼이상, Ops는 7푼이상씩 상승시키고 있다. 

연도	나이	출장	안타	홈런	타점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2004	19	3	0	0	0	0	0	0	0
2005	20	104	52	2	18	0.243	0.267	0.341	0.608
2006	21	126	103	9	53	0.251	0.307	0.366	0.673
2007	22	125	112	14	68	0.271	0.335	0.421	0.756
2008	23	122	127	19	82	0.292	0.365	0.485	0.850
2009	24	83	68	9	30	0.260	0.346	0.412	0.758

(최근 3년간 이 정도의 스탯을 기록하고 있는 20대 포수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없는데 다만 올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접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강민호는 뛰어난 타격능력에 비해 수비력은 빈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단조로운 포수리드와 블로킹 미숙등이 항상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타격능력이야 계속 성장하고 있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포수라는 포지션에서의 수비능력 향상은 반드시 오프시즌동안 담금질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야 25살이 되는 강민호의 2010년도가 공격형 포수의 계보를 잇는 해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자료출처 : stat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