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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롯데는 빅보이 이대호를 앞세워 소위 홍대갈로 불리우는 공포의 중심타선을 형성하며 활화산같은 타격으로 리그 최고의 타격의 팀으로 거듭나면서 팀창단 후 최초로 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리그 수위를 달린 강한 타격과는 반대로 불펜의 허약함을 노출하면서 투타의 엇박자를 만들어냈습니다. 만약 불펜만 안정이 되어있었더라면 포스트시즌진출도 좀 더 수월했을 것이고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 '리버스 스윕'이라는 초유의 사태의 희생양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롯데의 불펜 상황은?
이런 불펜의 문제는 이번 롯데에 새로 부임한 양승호감독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듯이 취임 기자회견장에서 불펜문제를 언급하면서 제일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거론할 정도였습니다. 현재 롯데 불펜의 구성원들의 성적은 어떨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군 주력 불펜요원>
좌완(2) : 강영식(4.44-52.2이닝), 허준혁(4.28-40이닝)
우완정통(3) : 김사율(3.75-57.2이닝), 김일엽(4.87-44.1이닝)
사이드암(2) : 배장호(4.55-55.1이닝), 임경완(3.30-43.2이닝)
평균자책만으로 본다면 임경완과 김사율이 불펜의 원투펀치라고 볼 수 있고 이 둘이 올시즌 롯데 경기의 마지막 이닝에 가장 많이 등판했습니다만 완벽 혹은 안정적이다라는 데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든게 사실이라 마무리에는 걸맞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2011년에 가르시아를 포기하면서까지 용병마무리를 데려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죠.
좌완쪽에서는 기존의 강영식에 새로이 등장한 허준혁이 나름 프로무대에 연착륙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올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을 기대케 하고 있습니다. 올시즌 부진했던 롯데의 불펜에서 거둔 최고의 성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1군 불펜선수들 외에 2군을 살펴보면요.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로는 하준호(3.07-82이닝), 오수호(3.35-53.2이닝), 허준혁(3.45-47이닝), 나승현(2.84-44.1이닝) 정도가 있습니다만 이들의 1군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바로 이부분이 롯데에겐 아픈부분입니다. 두산의 화수분야구처럼은 아니더라도 2군에서 쏠쏠한 재목들이 치고올라와야 하는데 2군의 롯데 불펜에서는 그런 재목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 해법은?
요즘같이 불펜의 역할이 중시되는 풍토에서 타팀의 견실한 불펜요원을 빼내오기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 롯데의 주전급 선수가 아니고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쉽지 않은 외부영입에 목을 메는 것 보다는 자체적으로 데리고 있는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시켜서 활용하는 방법이 더욱 효율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적자원이 풍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지도해야 하는 코칭스탭이 투수조련에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는 것입니다. 양승호 신임감독도 프로팀 지도는 이번이 처음이고 윤학길 투수코치는 롯데코치시절도 그랬고 엘지코치시절도 그랬듯이 뛰어난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결론은 하나입니다. 미덥지 않은 코칭스태프고 풍족하지 않은 선수층이지만 결국은 이들을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롯데의 고질적인 불펜불안이 한두해로 해결될 일도 아니기에 팬들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때까지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 지금 롯데불펜에 가장 확실한 처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