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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지션 변경을 너무 쉽게 보지마라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5. 7. 21. 14:54

    판타지 게임이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야수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마치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모두 커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며 포수는 장차 1루로 컨버젼이 가능하고 외야수들은 중견수를 제외하곤 모두 교차로 기용이 가능하다는 식이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야수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타격능력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격력은 약하지만 수비는 강한 선수보다는 수비력은 조금 약하더라도 공격력이 강한 선수를 수비부담이 적은 포지션으로 이동시켜 라인업에 넣는 것이 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는 언제까지나 머리속에서만 가능한 일일 뿐, 수비와 공격을 겸하는 야수들에게 공격과 수비는 뗄레야 떼어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야수들의 포지션 변경은 선발투수가 불펜투수로 혹은 불펜투수가 선발투수로 변경하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비에서의 결정적인 에러는 타석에서의 평정심을 흐트러뜨리고 결국 기대하는 공격력까지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팀내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가진 주전급 2루수 유망주 A가 있다. 그러나 하필이면 팀의 2루에는 올스타급 주전이 자리를 잡고 있는 탓에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시선을 약간 옮겨 보니 유격수 포지션에는 2할초반의 타율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수비형 유격수가 있다고 치자. 


    당연히 A를 포지션 변경을 시켜 유격수로 쓰자는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할 것이다. 프로에 진출한 내야수의 경우 내야 전포지션을 두루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2루수가 전문 포지션이어도 유격수도 곧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2루수와 유격수를 들었지만 내야 전포지션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외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야구의 9개 포지션은 저마다의 특성이 다르고 실제 플레이도 다르고 수비 포메이션의 움직임도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포지션 변경을 통해 대성한 선수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야구를 보면 지겹게 나오는 '수비가 강한팀이 강팀이다.', '타격은 믿을 수 없다.' 라는 말을 되새긴다면 포지션 변경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 세이버 메트릭스에 의하면 사실 평균이하의 수비력을 가진 선수일지라도 3할-30홈런-100타점의 공격력을 혹은 그에 비견되는 공격력을 보인다면 모자란 수비력을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보기도 하지만 포지션 변경을 하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저만큼의 공격력을 갖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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