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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드 된 정의윤, 이번엔 터질까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5. 7. 28. 06:30

    2005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엘지의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입단 동기 박병호와 함께 우타 빅뱃으로 팀의 기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데뷔 시즌 106경기에서 0.242의 타율에 8홈런 4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후 기대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한 채 2009년 상무에 입대한다. 



    상무에 입대해서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2009년 0.264-6홈런) 2010년에는 고교시절의 포텐을 한번에 터뜨리는 무력시위를 했다. (2010년 96경기 0.346-14홈런-69타점-OPS 0.968) 그러나 전역 후 복귀한 2011년 시즌 정의윤의 자리는 여전히 벤치였다. 2군을 씹어먹었던 터라 2군보다는 1군에 많이 있었지만 라뱅-박용택-이대형-이택근-이진영까지 포진한 엘지의 외야에 정의윤이 명함을 내밀긴 쉽지 않았다.


    2012년 이택근이 떠나갔지만 여전히 라뱅-박용택-이진영-이대형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고 정의윤은 자리를 잡는데 실패했다. 2013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왔다. 엘지 외야의 한 축이었던 슈퍼소닉 이대형의 부진이 길어진 것이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인 116경기에 나서 367타수 100안타로 0.272의 타율에 5홈런 47타점으로 선전했다. 


    타율과 홈런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시즌이었던 만큼 팀내에서의 입지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지만 2014년 시즌 작뱅의 폭발에 눈물을 삼키며(116경기 360타수 110안타 0.306-16홈런-87타점) 주전 확보에 실패했고(정의윤 2014년 : 97경기 261타수 69안타 0.264-7홈런-38타점) 2015년에도 대타, 대수비 요원이 그의 역할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정의윤은 실패한 유망주라고 할 수 있다. 이적 전까지 매년 평균 88경기에 나설 정도로 많은 출장경기 수를 기록하며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제대로 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한채 팀을 떠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정의윤 개인에게 발전이 더딘 것에 대한 비난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엘지 구단의 어정쩡한 태도때문이다. 정의윤을 영입할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까지 엘지의 외야는 포화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급 외야수들이 즐비하다. 이말인 즉슨 우타 빅뱃 유망주라고 덜컥 영입은 했지만 애당초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는 말이다. 게다가 정의윤 입단 후에도 고액 FA외야수 수집에 열을 올렸다는 것도 짚어야 하는 부분이다.(2009년 이진영, 2010년 이택근) 


    팬들은 정의윤이 우타 빅뱃으로의 성장을 아쉬워 했지만 정작 엘지로서는 정의윤을 성장을 위해 고액 연봉자를 정리할 의지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매년 부진한 성적에 세대교체를 바라는 팬들의 원성에 더불어 2군에서 정의윤의 성장이 맞물리자 확실한 포지션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1군에 올려놓고 경기 후반 대수비, 대주자, 그리고 좌완투수를 겨냥한 플래툰 기용의 연속으로 정의윤을 소모했다고 생각한다. 


    엘지가 정의윤을 정말 제대로 키울 생각이 있었다면 유격수 오지환처럼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몇년간 꾸준히 풀타임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엘지는 그러지 않았다. 이미 정의윤이 아니어도 외야는 포화상태였고 잘 굴러가고 있었으며 정의윤의 세컨 포지션인 1루는 물론 지명타자 슬롯도 이미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제4~5의 외야수의 역할을 해주면 다행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 아니었을까?


    결국 엘지는 1985년생으로 서른줄에 접어든 만년 유망주 정의윤을 두고 시장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판단은 분명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 본다. 정의윤은 제대로 된 출장기회를 부여받는다면 더 좋은 성적을 충분히 낼 수 있다는 것을 2005년과 2013년에 실력으로 보여줬다. 


    가지고 있는 파워에 비해 홈런이 적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파워 포텐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박병호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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