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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장 사이즈 변경 실험 사례
    (구)한국프로야구칼럼 2015. 2. 16. 16:17

    본문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사례 1.

    2000년대 중후반 LG는 포스트 시즌 진출에 계속 실패하며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급기야 2008년 충격적인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겪은 후 구단에서는 계속되는 부진을 타개하고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2009년 시즌 홈경기를 치를 때 잠실 외야 펜스를 앞으로 당기는 결정을 한 것이다. 

    넓디 넓은 잠실구장 탓에 팀 공격력, 특히 장타력의 하락이 생겼고 이것이 성적 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는 판단을 한 것으로 좌우펜스, 가운데 펜스를 모두 4m씩 앞으로 당기고 펜스 높이도 2.7m에서 2m로 낮추는 이른바 X-zone 설치를 한 후 2009년 시즌을 야심차게 맞이했고 LG의 예상대로 X-zone 설치는 많은 홈런을 양산해냈다. 

    2005~2008년 4시즌 평균 잠실 홈런 (LG 홈) : 75.8
    2009~2010년 2시즌 평균 잠실 홈런 (LG 홈) : 144.5

    그러나 2008년 리그 최하위였던 순위는 고작 한단계 높아진 7위에 그쳤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X-zone이 홈팀 LG가 아닌 원정팀들에게 더욱 후한 홈런 인심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LG는 X-zone설치로 인해 자신들이 친 홈런보다 더욱 많은 홈런을 원정팀에게 헌납했다.(폭발적으로 늘어난 홈런 갯수 덕에 2009년 잠실의 홈런 팩터는 개장이래 최고인 0.969에 이르렀다. (LG 홈))

    2005~2008년 4시즌 평균 원정팀 홈런 (VS LG) : 38.8
    2009~2010년 2시즌 평균 원정팀 홈런 (VS LG) : 81.5

    2005~2008년 4시즌 평균 LG 홈런 (in 잠실) : 37
    2009~2010년 2시즌 평균 LG 홈런 (in 잠실: 63

    LG도 X-zone 설치 이전보다 2배 이상의 홈런 증가를 이뤄내는 가시적인 효과를 냈지만 1.8개 였던 원정팀홈런-LG홈런의 차이가 X-zone설치 이후에는 무려 18.5개로 늘어나버린 것이 결정타였다. 애당초 LG의 계산대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원정팀의 홈런은 억제하되 자신들의 홈런이 늘어나야 했는데 반대가 되어버리며 성적 상승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LG는 X-zone 설치 이전 4년간 4.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X-zone설치 이후 5.32로 급증했다.)

    결국 X-zone은 2년만인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사례 2.

    LG와 반대로 구장을 확장한 팀도 있었으니 2013년의 한화다. 좌우펜스 97m, 가운데 펜스 114m 펜스 높이 2.8m로 가장 작은 구장이자 홈런이 많이 터지는 대표적인 대전 한밭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우승, 준우승을 각각 기록했는데 이 바탕에는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한용덕, 류현진 등 한화, 아니 한국프로야구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급 투수진들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이들을 대신할 투수진의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한화 투수들이 홈구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2013년 시즌 한화는 전격적으로 펜스 확장 결정을 했다. 

    97m였던 좌우펜스를 100m로 늘리고 가운데 펜스는 무려 8m나 늘렸고(114m->122m) 펜스 높이도 좌우 3.2m, 가운데 펜스 4.5m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런 결정의 바탕에는 한화의 장거리 타자들의 파워라면 한밭구장이 아니더라도 홈런을 때려줄 수 있을 것인 반면 원정팀들의 홈런 수는 감소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과연 그랬을까?

    구장 확대 전 4년간 한화의 홈구장에서 나온 홈런 중 원정팀은 연 평균 69.8개의 홈런을 쳤고 한화는 홈에서 47.5개의 홈런을 쳐냈었는데 구장 확대 후에는 원정팀은 연평균 58개로 줄어들었고 한화도 35.5개로 줄어버렸다. 홈런의 감소라는 측면에서야 구장의 확대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홈런 갯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반등할 것이라 여겨졌던 투수들의 성적은 더욱 나빠져 버리면서 구장 확대가 현시점에서는 한화 성적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확대 전 4년간 평균자책점 5.20, 확대후 2년간 평균자책점 5.83)

    두 개의 사례에서 보듯이 구장을 좁히는 것이나 넓히는 것 모두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팀이 지향하는 전력의 방향, 선수들의 성장 방향 등의 마스터 플랜이 확실하게 짜여지고 주위의 시선이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뚝심있는 구단 수뇌부, 코칭스태프의 의지가 잘 버무려졌을 때에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례 1에서의 LG는 단 2년만에 구장 축소 실험의 막을 내렸으나 한화는 2015년에도 구장 확대의 결정을 되돌리지 않을 모양이다. 3년째를 맞이 하는 한화의 실험이 과연 가시적인 효과를 내면서 구장 사이즈 변화의 성공 케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

    - 자료출처 : 베이스볼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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