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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수창의 변신은 무죄
    (구)야구로그아카이브 2015. 4. 17. 11:44

    2011년 8월 27일 롯데전에서 선발 6.2이닝 2실점 승리 이후 아직 승리는 커녕 9번의 패배만 기록하고 있던 심수창이 무려 1,329일만에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2번째 선발 경기)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정통 오버핸드 스타일이었던 그가 사이드암 투구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야구인생의 최대의 모험을 걸었던(상황과 구질에 따라서 오버핸드와 사이드암을 번갈아 하는 변칙 투구) 그는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2실점(무자책점)으로 선방했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비주얼만 보면 MVP


    겨우내 그의 변신을 두고 변칙 투구가 부상의 위험을 높이는 위험한 모험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시즌 첫 경기에서의 호투로 제구와 구위에서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날 그는 볼넷은 단 1개를 내주고 탈삼진은 무려 7개나 잡아내는 무력시위를 했다.)


    막강 타선을 가진 다소 버거운 NC를 만난 심수창은 경기 시작 부터 맹렬하게 불어닥친 비바람으로 인해 어려운 출발을 했다. 사직구장의 험한 날씨는 그라운드는 물론 수비수들의 컨디션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면서 심수창의 1승에 대한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수비 불안으로 인해 실점이 (1회와 3회 각가 2실점) 이어지는 와중에도 심수창은 강한 정신력과 정면 승부로 위기를 돌파했고 결국 최근 5년 사이 가장 긴 이닝인 7이닝(4실점 3자책점 : 1,304일만의 퀄리티 스타트)을 마운드 위에서 버텨냈다. 


    심수창이 악전고투 하는 동안 타선이 조금 더 힘을 내줘 그에게 감격스런 승리를 안겨 주는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타선의 추격은 3점에 그쳤고 9회 초 불펜진이 추가 4실점을 하면서 리그 첫 승이 아닌 첫 패를 기록한 것이다. 



    강판 이후 방송 카메라에 잡힌 그의 얼굴은 진한 아쉬움의 눈물이 비쳤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은 심수창의 절박함과 강한의지를 뇌리에 깊이 새겼다. 1,329일만의 승리보다 값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 그의 변신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위에 언급한 그의 피칭 스타일의 변화다. 피칭 스타일 변신 이전까지는 정통 오버핸드 피쳐로서 좋게 말하는 예쁜 폼, 나쁘게 말하면 너무 단조로운 폼을 가지고 있어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는데 별 어려움을 갖지 못했는데 변칙 투구를 시작하면서 타자들에게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수창의 연도별 OOPS변화 : 기록 출처 아이스탯>
    2015년 롯데 0.597
    2014년 롯데 1.014
    2012년 넥센 0.870
    2011년 넥센 0.859
    2010년 LG 0.964
    2009년 LG 0.879

    연도별 피장타율 변화만 봐도 이번 시즌 그의 변신이 확 눈에 들어온다. 2009년부터 2014년 까지는 OOPS가 무려 0.917에 이르렀지만 2015년에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리면서 장타 허용이 줄게 되고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은 더욱 상승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되 오버페이스 하지 않는다면 제2의 야구인생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데 단, 시즌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피로도는 쌓이게 되고 변칙투구로 인한 어깨, 팔꿈치, 인대의 부담은 늘어나게 될 것이고 부상의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결코 간과하지 않길 바라고 바란다. 


    야구인생의 최대, 최후의 모험을 건 심수창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SportsKorea)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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